거리감의 착각, 그리고 좌우 확인의 습관
“센서보다 중요한 건, 나의 시선이었다.”
드론을 처음 조종할 때 가장 어려운 점 중 하나는 '거리감'을 정확히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화면으로 보이는 풍경은 너무나 아름답지만, 그 속에서 얼마나 가까운지, 얼마나 좁은 지를 판단하는 건 생각보다 훨씬 어렵고, 때론 위험하기까지 했습니다.
드론의 화면은 2D입니다.
평면적으로 보이는 영상 안에서 물체가 드론 앞을 지나간 건지, 아직 가야 하는 건지 감이 잘 오지 않죠. 특히 건물, 나무, 전선 같은 장애물이 주변에 있을 땐 더욱 신중해야 하는데, 그 순간만큼은 카메라가 보여주는 시야에만 의존하게 됩니다.
저는 DJI Mini 2를 처음 사용할 때 이러한 거리감 착각으로 여러 번 실수를 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사람의 시각 높이에서 촬영하다 하늘로 올라가는 장면을 촬영하려 숨어서 화면 만으로 조정하다가 생각 없이 우회전을 해버렸고 바로 바닥으로 추락.
다행이 낮은 높이에서 풀에 떨어져 프로펠러가 부러졌고, 기체는, 손상이 없었습니다
그날은 정말 식은땀이 줄줄 났습니다.
Mini 2는 초경량 드론이면서, 장애물, 감지 센서가 전방에만 있습니다.
측면이나 후방에는 센서가 없어 우측이나 좌측으로 움직일 때 어떤 장애물이 있든 감지를 하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좌우로 움직일 땐 조종자의 눈이 센서보다 더 중요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처음 드론을 시작하면 대부분이 화면을 보며 조종하게 된다는 점이죠.
기체를 직접 바라보기보다는 화면을 통해 시야를 확보하려다 보니 이런 ‘거리감의 착각’이 자주 발생합니다.
특히 초보 시절엔 더 심합니다.
드론이 앞에 있는 건지, 측면으로 살짝 돌아선 건지, 심지어 드론이 나를 향해 있는 건지조차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이럴 땐 천천히, 정말 천천히 움직여야 합니다.
또 하나 배운 건, 센서에 너무 의존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요즘 나오는 DJI 드론들은 전방, 후방, 측방, 하방 등 다방향 장애물 감지 센서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센서들도 완벽하진 않습니다.
센서가 울린다고 무조건 멈추는 것도 아니고, 가끔은 작은 나뭇가지나 가느다란 전선을 감지하지 못하기도 하죠.
센서가 울리면 당황하지 말고 일단 멈추고 방향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고음이 들렸을 때 무조건 조종기로 움직이다 보면 오히려 더 위험한 방향으로 드론이 밀릴 수도 있습니다.
조종 중일 때는 항상 다음 세 가지를 기억하려고 합니다.
좌우를 의식하자.
움직이기 전에 기체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확인하자.
센서 경고음이 울려도 침착하게, 당황하지 말자..
이후부터 저는 드론을 띄우기 전에 꼭 주위를 한 바퀴 돌며 살핍니다.
좁은 공간이라면 좌우 간격이 얼마나 되는지, 화면에는 안 보이는 위험 요소가 있는지, 심지어 햇빛 각도에 따라 그림자가 생겨 장애물을 잘못 인식할 수도 있으니 최대한 다양한 시선으로 환경을 살펴보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화면만 보지 않고, 기체가 나와 가까울 땐 실제로 눈으로도 기체를 함께 보며 조종하려고 합니다.
드론은 ‘감’으로 조종하는 게 아니라 ‘습관’으로 조종하는 기계라는 걸 수없이 반복된 비행과 실수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부족한 점도 많고,
가끔은 예상치 못한 바람이나 센서 미작동으로 놀라기도 하지만, 매번 조심스럽게 하늘을 바라보며 '안전한 비행'이라는 단어를 마음속에 되새깁니다.
드론은 자유로워 보이지만, 그 자유는 엄청난 주의 속에서만 유지되는 것이라는 걸
잊지 않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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