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드론 사고 백서
공간의 깊이’를 담는 드론 촬영법
바람2020
2025. 10. 2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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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깊이’를 담는 드론 촬영법 — —ep.87
드론을 띄워 올리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높이를 먼저 본다.
얼마나 멀리, 얼마나 높이, 얼마나 넓게 — 하지만 이 시점이 늘 감동을 주는 건 아니다.
때로는 그 ‘거리’보다 ‘깊이’가 주는 울림이 훨씬 강하다.
깊이를 느끼게 하는 영상에는 공간의 흐름이 있다.
앞쪽에는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 한 줄기,
그 너머에는 계곡을 가르는 물줄기,
그리고 그 뒤편에는 푸른 산의 능선이 이어진다.
이렇게 앞·중간·뒤 세 층을 두면 시선이 자연스럽게 이동한다.
그 사이를 카메라가 ‘천천히 스치듯’ 움직이면 공간이 살아난다.
드론으로 이런 깊이를 표현하려면 속도와 거리의 조절이 중요하다.
너무 빠르면 평면적인 화면이 되고,
너무 느리면 지루해진다.
조금은 ‘의식적으로 느린 움직임’을 유지하면서
피사체와의 거리 변화를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게 핵심이다.
또 하나, 피사체와 배경의 대비도 깊이를 만든다.
예를 들어 흐린 날에는 명암이 약해지므로,
앞쪽에 어두운 나무나 사람 실루엣을 넣으면 화면에 생기가 돌아온다.
반대로 햇빛이 강한 날에는 그림자의 방향을 활용해
빛이 그려주는 입체감을 강조하는 게 좋다.
깊이를 담는다는 건 단순히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시간의 흐름을 함께 전하는 일이다.
그 공간에서 느낀 온도, 바람, 냄새까지 함께 담으려는 마음이
화면을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든다.
결국 드론 영상의 본질은 ‘높이’가 아니라,
‘깊이 있게 바라보는 시선’에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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