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드론 사고 백서
빛의 변화를 포착하는 눈
바람2020
2025. 8. 1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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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변화를 포착하는 눈— ep.60
드론으로 하늘을 날리다 보면, 가장 예기치 못하게 찾아오는 변수가 바로 ‘빛’입니다.
구름이 스치듯 지나가도 풍경은 순식간에 다른 색을 띠고, 해가 조금만 기울어도 장면의 분위기는 전혀 달라집니다.
처음 드론을 잡았을 때는 그저 파란 하늘 아래 선명한 풍경만 담고 싶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깨닫게 됩니다. 사진과 영상은 결국 ‘빛의 기록’이라는 사실을요.
예를 들어, 바닷가를 촬영할 때 정오의 강한 햇빛은 수면을 반짝이게 해주지만, 카메라에는 오히려 과한 노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반면 해질 무렵, 해가 낮게 깔릴 때 드론을 띄우면 바다는 금빛으로 물들며 마치 다른 세상처럼 보입니다.
빛은 기다림의 예술입니다. 저는 종종 촬영을 서두르지 않고, 드론을 낮은 고도에 대기시킨 채 구름의 흐름을 지켜봅니다. 구름이 걷히며 터져 나오는 한 줄기 햇살은, 어떤 필터나 색보정보다 강렬한 감동을 줍니다.
드론 촬영에서 빛을 읽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시간대’와 ‘하늘의 표정’을 기억하는 것이죠. 아침의 차분한 빛, 정오의 강한 빛, 오후의 따뜻한 빛, 그리고 저녁의 드라마틱한 빛. 이 네 가지 흐름만 알고 있어도, 촬영의 완성도는 한 단계 올라갑니다.
빛은 늘 변하지만, 그 변화를 즐길 줄 안다면 드론 영상은 자연스레 이야기를 품게 됩니다. 오늘도 하늘을 올려다보며, 그 빛의 리듬을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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