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를 찾는 시선

2025. 8. 20. 15:37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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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를 찾는 시선’— ep.61 — 

드론을 처음 띄우면 누구나 눈앞에 펼쳐지는 넓은 풍경에 감탄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넓다’는 것만으로는 오래 남는 장면이 되기 어렵습니다. 결국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영상은 구도가 만들어내는 힘에서 나오죠.

드론 촬영의 구도는 땅에서 카메라를 들고 찍는 구도와는 다릅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 앞으로 파고드는 움직임, 혹은 천천히 돌며 보여주는 원형 구도는 지상 촬영에서는 불가능한 독특한 경험을 줍니다.

예를 들어, 바닷가를 촬영한다고 가정해봅시다. 단순히 바다 전체를 담기보다, 파도가 밀려드는 순간에 해안선을 사선으로 가르며 촬영하면 화면에 긴장감이 생깁니다. 또 숲을 찍을 때는 나무 꼭대기를 위에서 바라보다가, 천천히 기울여서 숲길을 드러내면 보는 이가 그 길을 직접 걷는 듯한 몰입을 느낍니다.

구도를 찾는 첫걸음은 ‘중심’을 어디에 둘 것인가를 정하는 데 있습니다. 피사체가 인물인지, 풍경의 한 부분인지, 혹은 단순한 그림자나 빛의 패턴인지에 따라 카메라 움직임은 달라집니다. 드론은 자유로운 만큼, 중심을 놓치면 산만한 영상이 되기 쉽습니다.

저는 드론을 띄우기 전에 항상 두 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1. 이 장면에서 가장 보여주고 싶은 건 무엇인가?
  2. 보는 이가 어떤 감정을 느끼길 원하는가?

이 두 가지가 정리되면, 구도는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구도는 단순히 ‘화면을 예쁘게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이야기를 전달하는 언어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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