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1. 17. 12:38ㆍ카테고리 없음
도시 속 전파 간섭을 이겨내는 비행 감각 — — ep.93
도시 한가운데를 날리다 보면, 드론이 마치 ‘보이지 않는 숲’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순간이 있다.
빌딩마다 수십 개의 와이파이, 수많은 블루투스 신호, CCTV 전파, 각종 통신 장비…
하늘은 뚫려 있지만 전파는 얽혀있다.
이 신호의 숲을 통과하는 비행은 예상보다 훨씬 더 어렵고, 무엇보다 감각이 필요하다.
GPS가 흔들리고, 신호가 튀고, 방향이 어긋나는 이유는 대부분 이 ‘보이지 않는 전파의 간섭’ 때문이다.
■ 도시 비행에서 가장 흔한 전파 흔들림
1) 갑자기 뜨는 “GPS 신호 약함”
건물 사이에 들어가는 순간 화면에 퍼렇게 뜨는 경고창.
하지만 진짜 위험은 경고가 아니라, 비행기의 미세한 떨림이다.
드론이 스스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살짝 오른쪽으로 흐른다든지, 제자리 호버링이 느슨해진다든지—
그게 바로 위험 신호의 시작이다.
2) 조종 입력이 0.5초 늦게 들어오는 순간
초보자는 모른다.
하지만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면 이 0.5초의 딜레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게 된다.
도심에서는 주변 신호가 뒤엉켜 조종 반응이 늦게 들어오고,
그 사이 드론은 이미 앞으로 조금 더 나아가 있다.
바로 앞이 건물 유리창이라면?
이건 농담이 아니다.
3) RTH 경로가 엉뚱하게 잡히는 경우
전파 간섭이 심한 구역에서 RTH는 거의 믿을 게 못 된다.
고도 설정도 어긋나 있고, 돌아가는 경로도 비틀리고,
심하면 현재 위치를 잘못 읽는 경우까지 있다.
■ 그럼 어떻게 해야 안전하게 날릴 수 있을까?
1) 빌딩 사이에서는 앞/뒤보다 위아래 감각이 중요
도심은 항상 위쪽이 더 안전하다.
GPS가 흔들릴수록 드론은 좌·우·앞·뒤로 흔들리는데,
고도만 충분히 확보해도 충돌 위험은 크게 줄어든다.
2) 신호 딜레이가 느껴지면 즉시 수동 모드 느낌으로 비행하기
정확히 수동 모드는 아니지만 감각은 거의 비슷하다.
조작은 짧고 단단하게,
무리하게 앞으로 밀지 않고,
입력 후 드론의 반응을 기다리며 비행하는 방식이다.
3) 건물 가까이 갈수록 ‘1m 단위 감각’ 활성화
드론은 건물 가까이 갈수록 전파가 확 떨어진다.
이때는 영상미보다 안전감각이 우선이다.
거리 1m, 0.5m 단위로 스스로 체크하며 접근해야 한다.
4) RTH 신뢰하지 말고, 직접 천천히 올라와서 수동 복귀
특히 좁은 도심 구조에서는
RTH 자동 복귀보다
직접 눈으로 보고 천천히 돌아오는 게 훨씬 안전하다.
■ 오늘의 비행 교훈
도시는 ‘하늘이 열려 있는 곳’이 아니라
‘전파가 얽혀 있는 공간’이다.
드론을 살리는 건 조종 기술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신호 흐름을 읽는 감각이다.
도시 비행에서 가장 중요한 건 스틱 조작이 아니라,
“여기선 신호가 흔들릴 수 있다”는 걸 먼저 느끼는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