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과 바람이 머무는 곳, 황매산 초가을

2025. 9. 30. 15:40드론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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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매산에 오르던 날, 계절은 아직 가을의 문턱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9월 초의 산은 여전히 푸른 잎들이 산자락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능선마다 구름이 낮게 깔려 흘러가며 신비로운 풍경을 만들어냈습니다. 드론을 띄우자, 하얀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열리며 황매산의 능선이 드러났습니다. 구름에 가려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능선의 모습은 마치 숨바꼭질 같았고, 그 순간순간이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왔습니다. 아직은 덜 자란 억새들이 능선마다 줄지어 서 있었는데, 초록빛 줄기 위로 햇살을 받으며 은빛을 머금어 가을의 전조를 보여주었습니다. 시간이 조금 더 흐르면 황매산은 억새의 바다로 물들겠지만, 그 전의 이 풋풋한 모습 또한 놓칠 수 없는 아름다움이었습니다. 바람이 구름을 몰고 와 능선을 감싸고, 다시 흩어지면 멀리까지 펼쳐진 파란 하늘이 드러나는 그 장면은 자연이 빚어내는 가장 큰 무대 같았습니다. 짙은 녹음, 은빛 억새, 흘러가는 구름이 어우러져 황매산의 초가을은 특별한 순간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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