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촬영, ‘바람의 표정을 읽는 법

2025. 8. 14. 17:29실전 드론 사고 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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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촬영, ‘바람의 표정을 읽는 법—ep.58

드론을 오래 날려본 사람들은 압니다. 하늘 위에는 땅에서 느끼지 못하는 ‘다른 바람’이 있다는 걸요.
발밑 풀잎은 고요한데, 50m 위의 드론은 갑자기 몸을 기울이며 경고음을 울립니다.

저도 처음에는 ‘날씨 앱에 바람 2m/s라는데 괜찮겠지’ 하고 날렸다가, 공중에서 드론이 마치 보트처럼 흔들리며 비상 착륙을 시도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깨달았죠. 바람은 숫자보다 표정을 읽어야 한다는 걸.

드론을 날리기 전, 저는 이제 습관적으로 구름의 흐름을 봅니다. 구름이 바쁘게 흘러가면, 지상보다 상공의 바람이 훨씬 강한 경우가 많거든요.
또, 드론을 띄운 뒤 첫 10초 동안, 고도 20~30m에서 ‘시험 호버링’을 해봅니다. 그 순간 드론이 얼마나 버티는지, 바람에 밀리는지 보면 대략적인 상황이 파악됩니다.

촬영 중에도 바람은 계속 변합니다. 갑자기 화면 속 나무들이 한쪽으로 꺾이기 시작하면, 저는 과감히 촬영을 멈추고 드론을 낮춥니다.
멋진 장면도 좋지만, 드론이 안전하게 돌아오는 게 먼저니까요.

하늘은 매번 다른 표정을 짓습니다. 그 표정을 읽을 줄 알면, 드론 촬영은 한층 더 안전해지고, 또 여유로워집니다.
오늘도 하늘을 올려다보며, 그 표정을 읽는 연습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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