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1. 12. 10:59ㆍ실전 드론 사고 백서
비 오는 날 비행, ‘습기’보다 무서운 건 ‘전류의 길’ — — ep.96
하늘이 흐리고, 공기 중에 습기가 가득한 날.
비행을 준비하다 보면 드론 날개 위에 맺힌 물방울이 괜히 신경 쓰인다.
대부분의 초보 조종자는 “습기 때문에 드론이 망가질까 봐” 걱정하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더 무서운 게 있다.
바로,
물기가 만든 전류의 길이다.
🔹 1. 비는 ‘물’이 아니라 ‘전류의 통로’다
비가 내릴 때 드론이 떨어지는 이유는
프로펠러에 물이 닿아서가 아니다.
문제는,
젖은 기체 표면을 타고 전류가 비정상적으로 흐르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카메라 짐벌, 모터, 센서 연결선 사이로
작은 전류가 새어들면
순식간에 시스템이 오작동을 일으킨다.
그래서 습기 많은 날에는
기체가 ‘살짝 버벅인다’거나,
‘조종 반응이 늦다’는 느낌이 생긴다.
이건 이미 전류 루프가 형성되고 있다는 신호다.
🔹 2. 습기 자체보다 더 위험한 건 ‘이슬·안개’다
많은 사람들이 비보다 이슬이나 안개를 가볍게 생각한다.
하지만 드론 입장에서 이슬과 안개는
비보다 훨씬 위험하다.
비는 큰 물방울이 금방 떨어지지만,
안개는 초미세 수분 입자가 기체 구석구석으로 스며든다.
특히 짐벌 축 사이, 팬 모터 틈새,
USB 포트나 메모리 슬롯 주변으로 들어가면
그 자리에서 바로 쇼트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래서 실전 조종자들은
이슬 낀 아침이나 안개 낀 산에서는
비행을 미루거나
최소 30분 이상 공기 중 수분이 줄어든 뒤에 띄운다.
🔹 3. 이륙 전 ‘바닥 습기’ 점검은 필수다
비행 전에 바닥이 젖어 있다면
드론이 뜨기 전 이미
랜딩 기어 아래 센서나 통신 모듈에
전류 루프가 생길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 접이식 매트(런칭패드)를 깔고
👉 기체를 그 위에서만 시동시키는 것.
작은 습기라도 ‘전류의 길’을 만들어
이륙 직후 센서 오류를 유발할 수 있다.
🔹 4. 습기 많은 날, 반드시 확인해야 할 3곳
비행 전후로 이 세 곳을 꼭 점검해라.
1️⃣ 짐벌 축 부분 — 물방울 맺힘 여부 확인
2️⃣ 배터리 결합부 — 금속 단자 습기 제거
3️⃣ 프로펠러 허브 — 안쪽 모터 틈새 확인
이 세 곳 중 하나라도 물기가 있으면
비행을 연기하는 게 맞다.
🔹 5. 실전 조종자들이 말하는 ‘비 오는 날의 한계선’
많은 숙련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습기 80%, 풍속 3m/s 이상이면 비행 중단.”
이건 단순히 장비 보호가 아니라,
조종자의 통제권이 무너지는 순간을 기준으로 하는 말이다.
습도가 높으면 조종기 신호 감도가 떨어지고,
기체 반응이 미세하게 느려진다.
이때 돌발 상황이 오면 피할 여유가 없다.
🔹 6. 비행 후엔 ‘건조’보다 ‘통풍’이 먼저다
비행을 마친 뒤
많은 이들이 드라이기나 히터로 말리지만
이건 오히려 금속 내부에 수분을 더 밀어 넣는 행위다.
정답은
👉 “자연 통풍으로 6~8시간 이상 말리기.”
그리고 그다음 날
배터리 장착 전, 센서 부근을 살짝 흔들어
남은 수분이 없는지 확인한다.
✦ 결론
비 오는 날 드론을 망가뜨리는 건
물방울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물이 만든 전류의 길이다.
드론은 공중의 작은 전기 장치다.
그만큼 전류 흐름에 민감하고,
그 작은 오류 하나가 기체 전체를 멈추게 만든다.
비 오는 날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고 싶다면,
비가 그친 뒤 남은 ‘공기의 투명함’을 기다리는 게
가장 현명한 조종자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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