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3. 28. 14:31ㆍ숙소리뷰
영도 마리노 오토캠핑장, 예상과는 달랐던 그곳
부산항대교 아래에 캠핑장이 있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별 기대는 안 했다.
시끄럽고 복잡하지 않을까, 바다 옆이라 바람도 세고 좀 불편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먼저 들었으니까.
그런데 막상 가보니, 그런 걱정들이 무색해졌다.
다리 바로 아래인데도, 신기하게 차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고, 가끔 다리 위를 지나는 차량의 덜컹거리는 소리가 잠깐 스쳐지나갈 뿐이었다.
옆 조선소에서 들리는 엔진 소리 같은 웅웅거림이 조금 있었지만, 그마저도 바다 소리에 묻혀서 금세 잊게 되었다.
내가 갔던 날은 평일이라 캠핑장은 고요하고 한산했다.
도심 속에 있는 곳이라 주말엔 거의 빈자리가 없다고 하는데, 전에 잠깐 들렀을 땐 주말치고도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였던 걸로 기억난다.
아마 이곳만의 특유의 여유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이 캠핑장에 앉아 바라보는 풍경들.
바다를 옆에 두고 앉아 있으면,
배들이 유유히 지나가고,
예인선이 묵직한 대형 선박을 천천히 이끌고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멀리선 조선소에서 배를 수리하는 풍경이 보이고, 밤이 되면 부산항대교에 불이 하나둘 켜지며 바다를 수놓는다.
그 야경은 정말이지,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아름다웠다.
복잡한 도심 속에서도, 그 안에서 이렇게 차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참 고맙게 느껴졌다.
그리고 아침.
햇살이 바다 위로 부서지듯 내려앉을 때, 그 반짝이는 빛을 바라보며 마신 한 잔의 커피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화려하지는 않아도, 일상 속에서 잠시 벗어나 조용히 쉬어가기엔 더없이 좋은 곳이었다.
영도 마리노 오토캠핑장.
도시 한가운데서 바다와 함께 하루를 보내고 싶을 때, 조용히 찾아가고 싶은 그런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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