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물 근접 비행, 감각으로 거리 읽기
2025. 11. 13. 20:17ㆍ실전 드론 사고 백서
장애물 근접 비행, 감각으로 거리 읽기 — — ep.90
드론을 오래 날리다 보면 카메라 프레임 속 거리감이 점점 익숙해진다.
하지만 그것이 진짜 거리감은 아니다.
화면 속에서 가까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십 미터 떨어져 있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여유 있어 보이던 장애물이 단 1~2미터 앞일 때도 있다.
나는 예전에 바위 절벽 옆을 따라 비행하다가, 드론의 옆면이 아주 미세하게 흔들린 걸 본 적이 있다.
바람 때문인 줄 알았지만, 나중에 로그를 보니 센서가 근접 장애물을 감지한 순간이었다.
카메라 각도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작은 돌출부가 있었던 것이다.
그날 이후로, 나는 **‘화면으로만 비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장애물 근접 비행에서 중요한 건 ‘손끝 감각’이다.
조종스틱의 미세한 반응, 모터음의 변화, 화면에 비치는 미묘한 그림자 — 이 모든 게 거리를 알려주는 신호다.
특히 바람이 부는 날에는 거리감이 틀어지기 쉬우니, 드론이 스스로 움직이려는 방향을 몸으로 느끼는 게 중요하다.
또 하나의 팁은 **“조명 방향”**을 이용하는 것이다.
빛이 비치는 각도를 기준으로 그림자 길이를 보면, 장애물의 입체감을 더 정확히 읽을 수 있다.
순광보다는 측광(빛이 옆에서 들어오는 방향)일 때 거리 판단이 훨씬 쉽다.
근접 비행은 화려함보다 ‘감각의 싸움’이다.
화면이 아닌 손끝으로, 드론이 아닌 바람으로 거리를 읽는 것.
그게 진짜 비행의 기본이며, 동시에 가장 어려운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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