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슬산의 왕관, 대견사와 얼어붙은 꽃들의 연회

2025. 3. 13. 22:14드론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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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슬산의 왕관, 대견사와 얼어붙은 꽃들의 연회

비슬산 대견사 와 뒷쪽 참꽃군락지의 눈꽃

 

보기힘든 비슬산의 얼음왕국

 

비슬산은 늘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산이었다. 특히 봄마다 산을 붉게 물들이는 참꽃 군락지로 잘 알려진 이곳. 하지만 내가 찾은 비슬산은 봄의 화사한 얼굴이 아닌, 겨울의 고요와 강인함을 간직한 모습이었다. 흰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풍경 속에서, 봄의 흔적과 겨울의 기세가 맞부딪히며 만들어낸 장관. 그 중심에 비슬산 대견사가 있었다.

 


※ 오르기 전, 꼭 알아야 할 정보들

비슬산 대견사를 가기 위해선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 있다. 바로 ‘비슬산반딧불이전기차승객대기소’. 자차로 접근하더라도 여기서부터는 개인 차량이 통제되기 때문에, 반드시 전기 셔틀버스를 타야만 대견사까지 올라갈 수 있다.

  • 전기버스 요금: 왕복 약 7,000원 (성인 기준)
  • 운행 시간: 보통 오전 9시~오후 5시 (계절 따라 다름)
  • 주차장 위치: 전기차 승객대기소 바로 앞 (넉넉함)

셔틀을 타지 않고 오를 계획이라면, 대기소에서부터 약 3.2km 거리를 걸어야 한다. 등산로는 콘크리트길로 시작해 산길로 이어지며, 눈길이나 빙판이 있을 경우 아이젠이 필수다. 나는 이날 셔틀을 이용하지 않고 직접 걸어서 오르기로 했다.


2. 대견사까지, 숨이 찰수록 더 고요해지는 길

대기소에서부터 대견사까지의 길은 생각보다 훨씬 험했다. 해발 약 1,000m에 위치한 대견사까지 계속되는 오르막, 특히 겨울철엔 경사가 체감상 더 가파르게 느껴진다.
숨이 가쁘고 다리가 무거웠지만, 눈 덮인 나무들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설경이 걸음을 멈추게 했다.

날씨는 영하였지만, 등산 중엔 체온이 올라가므로 "고어텍스 상하의나 땀 배출이 잘 되는 이너웨어" 를 추천한다. 물은 얼 수 있기 때문에 보온병에 따뜻한 물이나 차를 담아가는 것이 좋고, 간단한 간식도 챙기면 체력 회복에 도움이 된다.

 

3. 하얀 산사, 그리고 하늘 위에서 바라본 참꽃 군락지

대견사에 도착한 뒤, 나는 드론을 띄웠다. 드론을 통해 내려다본 풍경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대견사 뒤쪽으로 펼쳐진 참꽃 군락지는 아직 꽃을 피우진 않았지만, 흰 눈과 붉은 가지들이 어우러져 하나의 겨울 정원처럼 보였다. 얼어붙은 풍경 속에서도 생명을 머금은 나뭇가지들, 그리고 그 사이를 타고 흐르는 산 능선의 리듬이 너무도 인상적이었다.

 


※ 비슬산에서 드론 비행 가능할까?

이날 촬영에는 DJI 미니2를 사용했다. 해당 모델은 250g 이하로 초경량 드론이라 별도의 신고 없이도 비행 가능하지만 국립공원이나 군사보호구역은 사전 허가 필요하다는 점은 꼭 기억해야 한다.

비슬산은 군사지역이 아니며, 비행제한구역이 아니므로 드론 비행이 가능하지만,
사찰 인근과 인파가 많은 곳에서는 사전 확인 후 비행하는 것이 예의다. 나는 대견사 뒷편 한적한 곳에서 이륙했으며, 비행고도는 약 80~100m 정도로 제한해 촬영했다.

드론 팁:

  • 겨울엔 배터리 소모가 빠르기 때문에 예비 배터리 필수
  • 손은 금방 얼어붙으니 터치 가능 방한장갑 사용 추천
  • 눈이 내릴 땐 촬영보다는 안전이 우선

4. 참꽃 군락지 너머, 얼음 동굴을 지나 정상으로

드론 촬영 후 나는 정상 (해발 1,084m) 으로 향하는 길을 올랐다. 편도 약 4km 정도 되는 거리지만, 이날의 눈은 ‘습설’이었다. 눈 속에 수분이 많아 무거웠고, 나뭇가지들이 축 늘어진 채 길을 막고 있었다. 참꽃 군락지는 거의 얼음 터널이 되어 있었고, 그 좁은 공간을 기어가다시피 지나야 했다.

낯선 길이라 몇 번이나 방향을 잃었고, 결국 드론을 다시 띄워 지형을 확인하며 경로를 찾았다. 이날만큼은 지도보다 드론이 더 정확한 나침반이었다.

 

5. 자연이 만든, 가장 완벽한 풍경

겨울의 비슬산은 참으로 고요하다. 바람조차 말없이 지나가는 그 공간 안에서, 나는 자연과 내가 같은 호흡으로 이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대견사와 그 주변은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졌고, 바위 위를 덮은 얼음 결정들과, 나뭇가지 끝에 달린 눈송이 하나하나까지도 예술처럼 보였다.

봄이 오기 전의 겨울, 참꽃이 피어나기 전의 고요. 그 찰나의 계절 사이에서 나는 가장 아름다운 자연을 마주했다.

 

6.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비슬산의 겨울은 단순한 설경이 아닌, 계절이 만들어낸 정적의 미학이었다. 언제 또 이런 날씨, 이런 눈, 이런 순간을 만날 수 있을까. 언젠가 또 이런 풍경을 마주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때는, 좀 더 여유롭게, 더 많은 장면을 사진과 마음에 담아오고 싶다.

 

※ 함께한 장비

  • 드론: DJI Mini 2
  • 의류: 고어텍스 방풍 상하의, 방한장갑, 아이젠
  • 기타: 보온병, 간식(견과류, 초콜릿), 보조배터리, 터치 가능 장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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