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월재(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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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불산 공룡능선, 바람 위를 걷다
처음 능선 위에 올려다본 풍경은 단순한 산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날카롭게 솟아오른 바위들이 끝없이 이어지며 만들어낸 길, 마치 용의 등 위를 걷는 듯한 공룡능선이 길게 뻗어 있었습니다. 발밑에서 들려오는 자갈 소리와 능선 위를 스쳐 지나가던 바람의 속삭임, 그리고 그 바람 사이로 쏟아져 내리던 햇빛이 멀리 펼쳐진 산 능선들을 황금빛으로 물들였습니다. 드론을 띄워 하늘에서 내려다보니 사람의 크기는 바위 하나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작아졌고, 그 위에 서 있는 나는 자연 앞에서 겸손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길은 거칠었지만, 어디서든 멈추면 눈앞에 펼쳐진 장대한 풍경이 다시 앞으로 걸어가라며 등을 떠밀어 주었습니다. 서쪽으로는 산들이 파도처럼 겹겹이 이어졌고, 동쪽으로는 도시의 희미한 숨..
2025.12.09 -
거친 능선 위를 걷다 — 간월산 공룡능선 드론 영상
간월산 공룡능선은 멀리서 보면 그저 멋진 산줄기일 뿐이지만,정작 그 위에 한 발을 올려보면 모든 생각이 달라집니다.올라가는 거리는 길지 않았습니다.그래서 더 가볍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하지만 막상 시작하니험한 구간이 끝도 없이 이어졌습니다.바위 위를 조심스레 딛고,때로는 로프에 몸을 맡겨 오르는 순간이 열 번은 넘게 찾아왔습니다.“다 왔나?”그렇게 생각할 때마다 또 하나의 바위벽이 나타났고,“맞는 길인가?” 의심이 들면어김없이 이정표가 든든하게 서 있었습니다.그 순간마다 산은 말 없는 미소로“계속 와 보라”고 손짓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숨이 차오를수록능선은 조금씩 모습을 드러냈고,드디어 바람이 시원하게 사방을 열어준 지점에 닿았을 때—나는 뒤돌아 섰습니다.걸어온 길이 한눈에 들어왔고,그 위에 내가 남긴..
2025.11.25 -
바람 위를 걷는 길, 간월재에서 간월산까지
지난주, 나는 간월재휴게소에서 시작해 하늘에 가장 가까운 능선을 따라 올랐습니다.아침 햇살이 구름을 스치며 흘러가고, 능선 위로 부는 바람이 가슴을 시원하게 열어주던 날.드론을 띄우자, 눈앞으로만 보이던 풍경이순식간에 하늘이 허락한 시야로 펼쳐졌습니다.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이어지는 능선,푸른 산세 위에 길처럼 드리워진 억새밭의 흔적,그리고 멀리 신불산과 영축산이 배경처럼 서 있었습니다.간월재의 바람은 언제나 조금 거칠고,그 거친 바람을 이겨내고 선 산의 능선은 더 단단해 보였습니다.날은 이미 여름로 깊어가고 있었지만,산빛은 아직도 초여름의 선명함을 머금은 채바람 따라 흔들릴 뿐이었죠.드론은 능선을 따라 천천히 흘렀고,사람들이 오르며 남긴 작은 발걸음들이한 줄의 길처럼 자연 앞에 이어졌습니다.높이 날아올..
2025.11.24 -
영축산에서 바라본 봄의 끝자락
영축산에서 바라본 봄의 끝자락 올해 봄, 영축산을 올랐습니다.봄꽃은 이미 지고, 산은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앙상한 가지들이 아직은 산허리를 메우고 있었지만,그 사이사이로 연둣빛 새잎들이 돋아나고 있었습니다.마치 겨울의 흔적과 봄의 시작이 공존하는 듯한 풍경이었죠.드론은 천천히 고도를 높이며 영축산의 능선을 따라 시선을 옮겼습니다.멀리 신불산이 부드럽게 솟아 있고,간월재의 고즈넉한 능선과함박등의 곡선이 이어지며 장대한 산줄기를 그려내고 있었습니다.비록 만개한 봄꽃은 없었지만,드론의 시선에 담긴 풍경은 계절의 또 다른 아름다움이 있었습니다.이 시기의 산은 화려하지 않지만,묵묵히 새로운 계절을 준비하는 힘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능선 위로 불어오는 바람,그리고 하늘 아래 끝없이 이어지..
2025.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