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능선 위를 걷다 — 간월산 공룡능선 드론 영상
2025. 11. 25. 13:03ㆍ드론영상
간월산 공룡능선은 멀리서 보면 그저 멋진 산줄기일 뿐이지만,
정작 그 위에 한 발을 올려보면 모든 생각이 달라집니다.
올라가는 거리는 길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더 가볍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막상 시작하니
험한 구간이 끝도 없이 이어졌습니다.
바위 위를 조심스레 딛고,
때로는 로프에 몸을 맡겨 오르는 순간이 열 번은 넘게 찾아왔습니다.
“다 왔나?”
그렇게 생각할 때마다 또 하나의 바위벽이 나타났고,
“맞는 길인가?” 의심이 들면
어김없이 이정표가 든든하게 서 있었습니다.
그 순간마다 산은 말 없는 미소로
“계속 와 보라”고 손짓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숨이 차오를수록
능선은 조금씩 모습을 드러냈고,
드디어 바람이 시원하게 사방을 열어준 지점에 닿았을 때—
나는 뒤돌아 섰습니다.
걸어온 길이 한눈에 들어왔고,
그 위에 내가 남긴 작은 발자국들이
햇빛 아래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드론을 띄우는 손이 잠시 떨렸습니다.
두려움이 아니라,
지금 서 있는 이 순간이
너무 벅차서 그랬습니다.
드론 화면 속 공룡능선은
거대한 생명체의 척추처럼
먼 곳까지 이어지고 있었고,
그 위로 바람과 시간만이 자유롭게 흐르고 있었습니다.
짧지만 길게 느껴졌던 그 여정.
험했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그 길.
그 위에서 만난 풍경 하나가
오랫동안 가슴 안에 머물 것 같습니다.
이 영상이
누군가에게 “나도 한번 가보고 싶다”는 마음을
조용히 건넬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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