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안개 속 산사에서 마주한 고요 – 봉화 축서사 이야기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날, 경북 봉화 문수산 자락에 조용히 안긴 축서사를 찾았습니다. 안개가 산을 감싸고 있었고, 사찰은 그 속에서 마치 시간을 멈춘 듯 고요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맑고 차분한 공기 속에서 발걸음은 자연스레 느려졌고, 사찰의 풍경 하나하나가 마음에 잔잔한 울림으로 스며들었습니다.축서사는 신라 문무왕 13년(673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알려져 있습니다. 의상대사는 화엄사상을 정립한 고승으로, 국내 여러 곳에 화엄 사찰을 창건했는데, 축서사도 그중 하나입니다. ‘축서(鷲棲)’라는 이름은 지혜를 상징하는 독수리가 깃든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어, 문수보살의 지혜와 깊이 맞닿아 있는 장소임을 암시합니다.사찰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석조비로자나불좌상과 목조광배, 그리고 ..
2025.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