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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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속의 암자길, 지리산에서 마주한 고요한 하루
눈 속의 암자길, 지리산에서 마주한 고요한 하루지리산 7암자길을 걷기 위해 겨울 산행을 준비했다. 계절이 조금 일렀지만, 마음만은 이미 그 고요한 암자와 설경을 향해 있었다. 여행을 위해 예약해둔 지리산 자연휴양림, 그곳에서 머물며 몇 곳의 사찰을 찾아볼 계획이었다.출발하기 전, 휴양림 측에서 연락이 왔다. “눈이 많이 왔습니다. 입구 쪽 경사가 심해 차량 이동에 주의가 필요합니다.”경고는 들었지만, 이미 마음은 떠나 있었기에 조심히 가보기로 했다.지리산에 도착하니 예보대로 눈이 내렸다. 밤새 눈이 더 온다는 소식까지 들려왔지만, 그래도 일단 하룻밤을 묵기로 했다. 아늑한 휴양림의 숲 속에서 하얀 눈이 나무 위로 소복이 내려앉는 풍경은, 잠시 현실을 잊게 할 정도로 평화로웠다.하지만 다음 날, 본격적인 ..
2025.03.18 -
얼음 속에 잠든 비슬산의 석탑, 그리고 숲속에서 맞이한 고요한 하루
"2024년 초, 비슬산 대견사의 삼층석탑은 습기가 많은 눈으로 인해마치 얼음 왕국과도 같은 신비로운 풍경을 연출했습니다. 자연이 만들어낸 이 아름다운 장면은 석탑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2024년 초의 어느 겨울날, 나는 비슬산 대견사를 찾았다. 평소와는 다르게, 그날의 산은 무언가 다른 기운을 품고 있었다. 유난히 습기가 많았던 눈이 고요히 내려앉아, 사찰을 감싸 안았고, 마치 모든 것이 얼음으로 만들어진 듯한 풍경이 펼쳐졌다. 특히 대견사의 삼층석탑은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얼음 조각 같았다. 빛을 머금은 눈들이 석탑의 표면을 감싸고, 윤곽을 따라 빙설이 흐르듯 내려앉아 있었다.나는 그 장면을 놓칠 수 없었다. 드론을 띄워, 오직 그 순간, 그 모습만..
2025.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