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wangmaesa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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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매산, 달빛과 철쭉 사이를 걷다
황매산, 달빛과 철쭉 사이를 걷다 바람은 말을 아끼고, 산은 빛으로 대답했다.그곳은 황매산, 철쭉이 산자락을 수놓는 5월의 초입이었다.해가 지고 난 뒤, 달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아직 어둠에 물들기 전의 푸르스름한 시간,세상은 마치 깊은 숨을 들이쉬는 듯 고요했다.그 틈을 따라 걸었다.돌무더기 위에 앉아 잠시 쉬려다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수줍게 떠오른 달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멀리서 보면 그냥 붉은 융단 같았던 철쭉은가까이서 보면 가지마다 서로 부딪히며 피어오른 작은 생들이었다.그 수많은 생들이 모여 만들어 낸 보랏빛 물결은낮 동안 빛에 취한 풍경을 품고, 저녁이 되어 더 깊어졌다.우리는 결국, 지나가는 계절 속에서스쳐가는 풍경들을 가슴에 담고 살아가니까요.그리고 어느 봄날, 지는 철쭉이 가장 아..
2025.05.15 -
황매산 철쭉 군락지를 드론으로 처음 바라보는 순간
황매산 철쭉 군락지를 드론으로 처음 바라보는 순간,그저 숨을 들이쉬는 것조차 아까울 만큼 압도당했습니다.수천, 수만 송이의 철쭉이 능선을 따라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고,그 붉고도 보랏빛의 물결은 마치 산이 피워낸 봄의 마지막 선물 같았습니다.처음엔 어느 능선을 향해 드론을 날려야 할지 몰랐습니다.너무 넓었고, 너무 아름다워서, 한곳에 초점을 맞추는 게 죄스러울 정도였죠.결국 나는 그냥 높이 올렸습니다.황매산은 말이 없었지만, 하늘에서 바라보면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했습니다.드론은 능선을 따라 천천히 움직였습니다.사람들이 오르는 산길도, 철쭉이 피어 있는 자락도,그리고 그 틈을 채우는 바람의 결도 한눈에 들어왔습니다.우리는 땅에서는 보지 못하는 질서와 패턴을 하늘에서 마주하게 됩니다.그건 자연이 만든..
2025.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