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만나는 시간, 마음을 나누는 공간

2025. 4. 25. 12:17귀농·귀촌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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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만나는 시간, 마음을 나누는 공간

 

 

승곡체험마을에서의 두 달, 그 시간은 단순한 ‘농촌 체험’ 그 이상이었습니다.
햇살이 따뜻하게 내리쬐는 마을의 하루하루는 단조롭지만 깊은 울림을 주었고, 무엇보다 제게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큰 선물이었습니다.

이곳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저는 오롯이 ‘혼자’였습니다. 혼자 살고, 혼자 생각하고, 혼자 밥을 먹는 일상. 도시에서는 익숙한 일이었지만, 농촌에서는 달랐습니다. 자연은 혼자에게 너그럽지만, 이곳에서의 삶은 언제나 이웃과의 관계 속에서 완성되는 것이었죠.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이 마을에는 다양한 이유로 이곳에 정착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귀촌해서 조용한 삶을 살아가는 분들, 본격적인 농사를 짓고 귀농한 분들, 그리고 평생을 이 마을에서 살아온 분들까지… 각자의 색과 이야기를 지닌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그들과 나눈 이야기 속에서 저는 농촌 생활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들을 수 있었고, 동시에 삶의 방식이 꼭 하나일 필요는 없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분은 본인이 직접 지은 작은 집에서 살아가며, 자연재료로 만든 황토방의 따뜻함건축에 대한 지식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돈보다 시간과 정성이 더 많이 든다"며 집에 대한 애정을 말하는 그의 눈빛은 아직도 기억에 선명합니다.

또 다른 분은 중고 그릇과 접시를 수집해 판매하는 일을 하셨습니다. 도시에서는 버려졌을 법한 물건들이 그의 손을 거치면 다시 생명을 얻었죠. 때로는 마을 장터에 나가고, 때로는 온라인으로도 판매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계셨습니다. 단순한 ‘장사’가 아닌, 자신의 감성과 취향을 담은 삶의 방식이었습니다.

또 어떤 분은 도시에서 문화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다 귀촌하여, 이제는 작은 공연과 전시, 문화교실을 열고 계셨습니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악기를 배우고, 계절마다 작은 공연을 여는 그 모습은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농촌이 문화의 끝이 아니라 시작일 수도 있다”는 그의 말은, 제게 큰 울림을 주었죠.

공동체, 익숙함보다 따뜻함

도시에서는 타인과의 거리를 두는 것이 일종의 매너처럼 여겨졌지만, 이곳에서는 다릅니다. 누군가 밭일을 하다 넘어지면 자연스레 달려와 손을 잡아주고, 반찬이 많으면 "조금이라도 가져가라"며 문 앞에 살며시 놓아두는 정.

물론 모든 것이 마냥 아름답고 이상적이진 않습니다. 공동체 생활에는 분명한 어려움도 존재합니다. 의견이 부딪히기도 하고, 속상한 일도 생기지만, 그 안에서 관계를 다듬고 나누며 살아가는 방식은 도시에선 쉽게 경험할 수 없는 귀한 일이었습니다.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도시는 편리하지만, 농촌은 따뜻하다.’
익숙함 대신 온기를 선택한 사람들이 이곳에 있었고, 저 역시 그 일부가 되어가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인연이 남긴 흔적

이곳에서의 두 달은 단순히 ‘잠시 머무는 체험’이 아니었습니다.
누군가의 삶과 어깨를 나란히 한 시간, 그리고 그 속에서 제가 몰랐던 또 다른 저를 발견한 시간이었습니다.

떠나기 전, 한 분이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이 마을은 사람을 남기고, 마음을 남기고, 또 인연을 남기는 곳이에요.”
그 말 그대로였습니다. 승곡체험마을은 저에게 인연을 남겨주었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그 인연들은 앞으로 제가 살아가는 삶에 조용한 힘이 되어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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