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4. 24. 13:01ㆍ실전 드론 사고 백서
한적한 바람이 불던 아침, 나는 부산 강서구 생곡산단로를 따라 천천히 걸었다. 고요한 공단의 풍경 속에서, 내가 향한 곳은 ‘부산이앤이(주)’. 겉으로 보기엔 일반적인 산업시설 같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꽤 특별한 기술과 철학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날, 나는 드론을 띄워 이곳의 진짜 얼굴을 하늘에서 마주했다.
쓰레기를 전기로 바꾸는 기술, 그 중심에 선 부산이앤이
부산이앤이는 단순한 폐기물 처리 업체가 아니다. 이곳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무심코 버리는 생활폐기물을, 다시 ‘에너지’로 바꾸는 기술을 가진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폐기물 연료화 기업이다. 하루 900톤 가까운 폐기물이 이곳으로 모인다. 그중 500톤가량은 ‘고형연료’, 즉 SRF(Solid Refuse Fuel)로 탈바꿈한다.
SRF는 한때 버려질 운명이었던 가연성 폐기물을 고온에서 건조하고 분쇄해 연료로 재탄생시키는 것이다. 이 연료는 전력을 생산하는 데 사용되며, 부산이앤이에서는 연간 약 19만 MWh의 전기를 만들어낸다. 이 숫자는 곧 5만 7천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전력량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전력 생산’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만들어지는 방식이다. 기존의 석탄이나 석유를 태우는 게 아니라, 버려질 폐기물을 재활용함으로써 탄소 배출을 줄이고, 에너지 순환을 실현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연간 약 17만 4천 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줄어든다고 하니, 지구를 살리는 일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는 셈이다.
드론 위에서 본, 에너지가 흐르는 풍경
나는 드론을 띄웠다. 상공에서 내려다본 부산이앤이의 전경은 생각보다 훨씬 정돈되어 있었다. 커다란 집진기, 고형연료 저장고, 그리고 발전설비까지. 거대한 기계들이 돌아가고 있었지만, 주변은 깨끗하고 조용했다. 푸르른 야산과 어우러진 회색빛 산업시설. 공장은 멀리서 보면 딱딱해 보이지만, 이곳은 그 안에서 생명이 자라고 있었다.
촬영을 마치고 내려오며 나는 생각했다. 우리가 무엇을 버리든, 그것이 그냥 사라지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손을 거쳐 새로운 무언가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 철학
부산이앤이의 진짜 강점은 기술력만이 아니다. 그들이 내세우는 ‘안전환경경영’과 ‘지속가능경영’은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라 실제로 운영 전반에 녹아 있다. 폐기물 수거부터 연료화, 발전, 그리고 남은 재의 처리까지 전 과정을 시스템으로 통제하며,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의 협업도 적극적이다. 환경 교육, 견학 프로그램, 탄소중립 캠페인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업의 역할을 확장하고 있다. 산업과 환경, 사람과 기술을 잇는 중간 지점에서 부산이앤이는 꽤 단단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 글을 마치며
쓰레기를 전기로 바꾸는 과정은 단순히 기술적인 도전이 아니다. 그것은 환경에 대한 책임, 미래 세대에 대한 배려, 그리고 순환적 사고방식이 함께 어우러져야 가능한 일이다. 부산이앤이는 그런 일을 당연하게 해내고 있었고, 나는 그 현장을 드론으로 담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도 어딘가에서, 우리가 무심코 버린 것들이 다시 에너지가 되어 흐르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시작점 중 하나가 바로 여기, 부산이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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