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사진(9)
-
바람의 방향, 사진의 결 — 감성은 흐른다
《드론과 감성사진 수업 ep.16》🍃 감성은 바람을 닮았다사진은 멈춰 있는 듯 보이지만그 안에도 흐름이 있다.풀잎이 흔들리고, 연기가 날리고, 구름이 흘러간다.드론 촬영에서의 감성사진은 이 미세한 흐름을 따라간다.오늘은 ‘바람’에 대한 이야기다.🌬 바람은 사진의 결을 만든다정지된 피사체를 담을 때조차주변의 바람은 그 풍경의 ‘감정’을 만든다.잎이 흔들리는 방향머리카락이 흩날리는 결천 조각이 나부끼는 움직임이 모든 게 ‘정서의 흐름’이다.바람의 방향과 강도는사진의 긴장감이나 여백, 혹은 서정성으로 표현된다.📷 드론 촬영에서 바람을 활용하는 법1. 풍경 속 바람의 흔적 찾기풀밭, 얕은 갈대, 물결, 구름의 흐름하늘 위에서 이 움직임들을 잡아내면→ 사진은 고요하지만 ‘살아 있다’2. 바람의 방향과 비행 ..
2025.05.22 -
황매산, 달빛과 철쭉 사이를 걷다
황매산, 달빛과 철쭉 사이를 걷다 바람은 말을 아끼고, 산은 빛으로 대답했다.그곳은 황매산, 철쭉이 산자락을 수놓는 5월의 초입이었다.해가 지고 난 뒤, 달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아직 어둠에 물들기 전의 푸르스름한 시간,세상은 마치 깊은 숨을 들이쉬는 듯 고요했다.그 틈을 따라 걸었다.돌무더기 위에 앉아 잠시 쉬려다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수줍게 떠오른 달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멀리서 보면 그냥 붉은 융단 같았던 철쭉은가까이서 보면 가지마다 서로 부딪히며 피어오른 작은 생들이었다.그 수많은 생들이 모여 만들어 낸 보랏빛 물결은낮 동안 빛에 취한 풍경을 품고, 저녁이 되어 더 깊어졌다.우리는 결국, 지나가는 계절 속에서스쳐가는 풍경들을 가슴에 담고 살아가니까요.그리고 어느 봄날, 지는 철쭉이 가장 아..
2025.05.15 -
벚꽃이 모두 떠난 자리에, 홀로 남은 봄 — 삼락공원의 어느 오후
벚꽃이 모두 진 낙동강 둑방길, 파릇한 잎사귀들 사이에서 단 한 그루만이 끝내 자신의 시간을 살아내듯 꽃을 활짝 피우고 있었습니다.수많은 벚나무가 화려한 절정을 이루던 시간이 이제는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 듯, 모두가 푸른 잎으로 갈아입은 그 길목에 남겨진 단 하나의 벚꽃은 이상하리만치 선명했습니다. 그 풍경이 참 묘했어요.한 송이 한 송이 가녀리게 피어 있는 그 나무가 왜 그렇게 쓸쓸해 보였는지 모르겠습니다.제때 피지 못한 슬픔인지, 아니면 끝까지 버티며 피어난 의지인지...하늘 위에서 내려다보니 그 벚꽃나무는 마치 누군가의 마음 같았습니다.계절이 가도 놓지 못한, 혹은 끝까지 놓고 싶지 않은.삼락공원 오솔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낙동강 옆 작은 강줄기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보입니다.한참 동안 ..
2025.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