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7. 17. 15:23ㆍ드론영상
바다 사이를 걷는 듯한 풍경 – 진도 가게해수욕장에서 바라본 금호도와 모도
진도 남쪽 해안의 조용한 마을,
가게해수욕장과 회동선착장에서 드론을 띄웠습니다.
진도는 늘 고요하고 넉넉한 풍경을 품고 있지만,
이곳은 그중에서도 유난히 잔잔하고 평화로운 느낌이 있었습니다.
바람은 세지 않았고, 하늘은 높은 채 바다는 묵묵히 제 빛깔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낮게 펼쳐진 갯벌과 고운 모래, 그리고 그 위로 길게 늘어선 해안선.
그리고 멀지 않은 앞바다에는 두 개의 섬이 떠 있었습니다.
금호도와 모도.
두 섬 사이의 바다에는,
특별한 날이면 바닷길이 열린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무 때나 허락되는 길은 아니었습니다.
그날은 바다는 조용히 길을 감추고 있었지만,
드론의 시선으로 바라본 그 바다엔
어쩐지 그 길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는 듯 보였습니다.
섬 사이로 부서지듯 이어지는 얕은 물살,
물 위에 살짝 드러난 땅의 결,
그리고 그 선을 따라 흐르던 빛.
그것은 바닷길이 열리지 않은 날에도
이곳이 특별한 장소라는 걸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드론은 천천히 고도를 올려
가게해수욕장의 넓은 곡선과 회동선착장의 소박한 모습,
그리고 섬 사이의 정적인 풍경을 함께 담아냈습니다.
섬은 멀리 있지만 손에 닿을 듯 가까웠고,
바다는 멀리까지 탁 트였지만 마음 깊은 곳을 조용히 울리는 울림이 있었습니다.
촬영을 하면서도 자꾸만 조종기에서 손을 떼고 싶었습니다.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도 충분하다고 느낄 만큼,
그 풍경은 정적인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바다는 그렇게 말이 없었고,
섬들은 그렇게 조용히 앉아 있었으며,
하늘은 말없이 그 모든 것을 감쌌습니다.
누군가와 함께 보았다면 더 좋았을 풍경이었지만,
혼자서 담았기에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진도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누군가의 시끄러운 감탄보다는,
혼잣말처럼 작게 읊조리는 감정을 오래 머금게 하는 땅.
그리고 그 바다 위,
섬과 섬 사이 어딘가에
언젠가는 걸어볼 수 있을 길 하나가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따뜻했던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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