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3. 18. 14:49ㆍ드론영상
절벽 위의 고요함, 갑장산 능선에서 하늘을 담다
경북 상주시에 위치한 갑장산은 높이 805m의 산으로, 경북 북부권에서 아름다운 산세와 깊은 숲을 간직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지역 주민들의 쉼터이자 기도처로도 사랑받아 온 산으로, 사시사철 변화하는 풍경이 매력적인 곳입니다. 특히 가을의 단풍과 겨울의 설경, 그리고 초록이 짙은 여름의 산길이 모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산이죠.
이날의 산행은 용흥사 입구 근처에 있는 주차장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입구를 기준으로 왼쪽 능선을 타고 정상으로 올라갔다가 반대편으로 내려오는 순환코스를 계획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렇게 길지 않겠지 싶었지만, 오르기 시작하면서 생각보다 경사도가 꽤 가파르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죠.
산을 오르는 중간쯤, 솔직히 말하면 ‘내려갈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숨이 차고 다리가 무거웠습니다. 평소 등산을 자주 하는 편은 아니라서, 짐까지 무겁게 느껴졌는데, 이날은 특히 드론 장비를 들고 올라온 터라 그 무게가 뼈저리게 다가왔습니다. 장비까지 포함하면 약 3kg가 넘는 드론 백팩은 고도에 비례해 더욱 무겁게 느껴졌고요.
하지만 힘든 오르막을 견디고 정상에 다다랐을 때, 모든 피로는 말 그대로 한순간에 사라졌습니다. 갑장산의 능선은 비교적 좁고 길게 이어지며, 그 절벽 위로 펼쳐진 장엄한 풍경은 감탄을 자아낼 만큼 압도적이었습니다. 바위 틈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과, 멀리 펼쳐진 경북의 산줄기들이 파노라마처럼 시야를 가득 메우고 있었죠.
이곳에서 꺼낸 드론.
바로 이 순간을 기록하고자 하는 욕심은 분명히 있었지만, 사실은 이 풍경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는지도 모릅니다. 바위 끝자락에 삼각대를 고정하고, 천천히 드론을 띄웠습니다. 갑장산 절벽의 웅장함, 그리고 산자락 아래로 부드럽게 펼쳐진 마을과 논밭. 하늘 위에서 내려다보니 모든 것이 또 다른 세계처럼 느껴졌습니다.
갑장산은 정상에 다다르면 능선 따라 조망이 탁 트이는 구간이 많아 드론 촬영에도 최적의 환경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바람이 세게 불기도 하고, 낙차가 큰 절벽 구간도 있어 비행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하산길은 올라온 방향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완만했지만, 다리에 쌓인 피로는 여전했습니다. 그래도 자연과 바람, 그리고 하늘에서 담아온 장면들이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어 마음은 가볍게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산행 후 주차장 근처에 있는 용흥사에 들렀습니다. 신라 시대에 창건된 유서 깊은 사찰로 알려진 이곳은 갑장산의 품 안에 아늑히 안긴 듯 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사찰 뒤로 보이는 절벽과 숲, 그리고 바람에 흔들리는 소나무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이 산이 단지 등산객만의 공간이 아니라는 걸 말해주는 듯했습니다.
힘겨웠지만, 뜻깊었던 하루. 무거운 드론 장비와 함께했지만, 그 무게만큼 값진 장면들을 담아올 수 있었던 갑장산 산행. 여름의 초입, 잠시 도시의 소음을 내려놓고 자연과 가까이 마주하고 싶은 분들에게 이 산을 조심스럽게 추천드려봅니다.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드론영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차와 매화가 어우러진 봄날의 풍경 — 원동 순매원에서 (2) | 2025.03.25 |
---|---|
겨울 황매산, 눈 속을 걷다 – 드론에 담은 은빛 능선의 기억 (2) | 2025.03.19 |
눈 속의 암자길, 지리산에서 마주한 고요한 하루 (2) | 2025.03.18 |
수백 겹 세월을 품은 병풍바위, 하늘에서 바라보다 (0) | 2025.03.18 |
태고의 시간이 깃든 바다, 상족암을 걷다 (0) | 2025.03.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