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영상(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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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매산 철쭉 군락지를 드론으로 처음 바라보는 순간
황매산 철쭉 군락지를 드론으로 처음 바라보는 순간,그저 숨을 들이쉬는 것조차 아까울 만큼 압도당했습니다.수천, 수만 송이의 철쭉이 능선을 따라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고,그 붉고도 보랏빛의 물결은 마치 산이 피워낸 봄의 마지막 선물 같았습니다.처음엔 어느 능선을 향해 드론을 날려야 할지 몰랐습니다.너무 넓었고, 너무 아름다워서, 한곳에 초점을 맞추는 게 죄스러울 정도였죠.결국 나는 그냥 높이 올렸습니다.황매산은 말이 없었지만, 하늘에서 바라보면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했습니다.드론은 능선을 따라 천천히 움직였습니다.사람들이 오르는 산길도, 철쭉이 피어 있는 자락도,그리고 그 틈을 채우는 바람의 결도 한눈에 들어왔습니다.우리는 땅에서는 보지 못하는 질서와 패턴을 하늘에서 마주하게 됩니다.그건 자연이 만든..
2025.05.14 -
벚꽃이 모두 떠난 자리에, 홀로 남은 봄 — 삼락공원의 어느 오후
벚꽃이 모두 진 낙동강 둑방길, 파릇한 잎사귀들 사이에서 단 한 그루만이 끝내 자신의 시간을 살아내듯 꽃을 활짝 피우고 있었습니다.수많은 벚나무가 화려한 절정을 이루던 시간이 이제는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 듯, 모두가 푸른 잎으로 갈아입은 그 길목에 남겨진 단 하나의 벚꽃은 이상하리만치 선명했습니다. 그 풍경이 참 묘했어요.한 송이 한 송이 가녀리게 피어 있는 그 나무가 왜 그렇게 쓸쓸해 보였는지 모르겠습니다.제때 피지 못한 슬픔인지, 아니면 끝까지 버티며 피어난 의지인지...하늘 위에서 내려다보니 그 벚꽃나무는 마치 누군가의 마음 같았습니다.계절이 가도 놓지 못한, 혹은 끝까지 놓고 싶지 않은.삼락공원 오솔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낙동강 옆 작은 강줄기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보입니다.한참 동안 ..
2025.04.25 -
낙동강 따라 흐드러진 벚꽃, 삼락공원의 봄을 드론으로 걷다
낙동강 따라 흐드러진 벚꽃, 삼락공원의 봄을 드론으로 걷다낙동강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 어느 순간 눈앞에 펼쳐지는 벚꽃 터널. 그 길의 시작은 삼락생태공원에서부터였습니다. 부산에서 벚꽃을 만끽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넓은 공간이자, 드넓은 제방과 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이곳은 매년 봄이면 화사한 분홍빛과 하얀 꽃잎으로 물듭니다.올해도 어김없이 삼락공원 옆 제방길은 벚꽃으로 가득했어요. 짙은 꽃향기와 함께 따뜻한 햇살이 내려앉고, 그 길을 따라 걷는 사람들의 발걸음에도 봄의 설렘이 묻어나더군요. 저는 그 풍경을 좀 더 특별하게 남기고 싶어서, 드론을 띄웠습니다. 위에서 바라본 제방길은 마치 하얀 물결이 흐르는 듯한 모습이었어요. 바람에 살랑이는 꽃잎은 강물처럼 부드럽게 흐르고, 그 옆으로는 낙동강이 유유히 ..
2025.04.08 -
기차와 매화가 어우러진 봄날의 풍경 — 원동 순매원에서
매년 3월이 되면 경남 양산시 원동면에 위치한 순매원은 흰 매화와 분홍빛 매화가 활짝 피어나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봄날의 따뜻한 햇살 아래, 낙동강은 반짝이고, 그 옆으로 기차들이 쉴 새 없이 지나갑니다. 이러한 풍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워 많은 이들의 발길을 이끕니다.순매원의 매화, 그리고 봄의 시작순매원은 개인이 운영하는 매화 농원이지만, 매년 봄이면 일반인들에게 개방되어 많은 사람들이 방문합니다. 이곳의 매화는 대체로 2월 말부터 피기 시작하여 3월 중순에 절정을 이루지만, 날씨에 따라 개화 시기가 조금씩 달라지기도 합니다. 2025년에는 예년보다 개화 시기가 다소 늦어져 3월 중순 이후에 만개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순매원은 잘 정비된 산책로가 있어 꽃을 감상하며 가볍게 걷기..
2025.03.25 -
겨울 황매산, 눈 속을 걷다 – 드론에 담은 은빛 능선의 기억
겨울 황매산, 눈 속을 걷다 – 드론에 담은 은빛 능선의 기억황매산은 계절마다 표정을 달리하며 나를 자주 불러들이는 산이다. 해가 바뀌기 전, 벌써 다섯 손가락 안팎으로 이 산을 다녀왔다.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봄이면, 능선을 따라 온통 분홍빛 물결이 펼쳐진다. 여름이면 짙푸른 녹음 속 캠핑의 즐거움을, 가을엔 억새가 바람결에 일렁이며 산을 덮는다. 그리고 겨울, 흰 눈으로 덮인 산은 고요한 아름다움으로 다시 내 마음을 흔든다.이번 겨울도 그랬다. 일찍이 눈 소식을 들었지만 이미 휴가를 내고 짐도 다 챙긴 터라, 황매산 오토캠핑장 부근에 주차하고 조심스레 산에 올랐다. 목적지는 삼봉. 드론 촬영을 위해선 그곳까지는 가야 했기에, 무게가 3kg 가까이 나가는 장비가 어깨에 묵직하게 얹혀 있었지만, 이..
2025.03.19 -
절벽 위의 고요함, 갑장산 능선에서 하늘을 담다
절벽 위의 고요함, 갑장산 능선에서 하늘을 담다경북 상주시에 위치한 갑장산은 높이 805m의 산으로, 경북 북부권에서 아름다운 산세와 깊은 숲을 간직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지역 주민들의 쉼터이자 기도처로도 사랑받아 온 산으로, 사시사철 변화하는 풍경이 매력적인 곳입니다. 특히 가을의 단풍과 겨울의 설경, 그리고 초록이 짙은 여름의 산길이 모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산이죠.이날의 산행은 용흥사 입구 근처에 있는 주차장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입구를 기준으로 왼쪽 능선을 타고 정상으로 올라갔다가 반대편으로 내려오는 순환코스를 계획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렇게 길지 않겠지 싶었지만, 오르기 시작하면서 생각보다 경사도가 꽤 가파르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죠.산을 오르는 중간쯤, 솔직히 말하면 ..
2025.03.18